식도락! - 레시피/궁중요리

반찬으로 내어도 좋은 '죽순채'

삼킨태양 2010. 4. 19. 11:02

죽순채 bamboo shoot shred

궁중음식에는 일반에서 쓰지 않는 조리 용어가 있다. 바로 ‘채(菜)’ 라는 것이다.

탕평채, 족채, 잡채, 겨자채, 생채, 어채 등이 바로 그것인데, 주재료는 대부분 채소지만 다른 나물이나 고기를 합하여 양념 장으로 무쳐 내는 음식들을 말한다. 죽순채는 죽순과 봄나물을 섞어 초간장으로 무친 상큼한 음식이다. 이때 단맛을 내기 위해 보통은 설탕을 쓰는데, 설탕은 1953년 비로서 생산되는 터라 궁중에서는 홍시를 대용 했다는 설이 있다.



주재료
죽순(생것, 통조림이면 300g) 600g, 쌀뜨물 2리터, 마른고추 2개, 쇠고기(우둔살) 60g, 마른표고 1개, 미나리 50g, 숙주 100g, 달걀 1개, 대추 3개
※고기양념
다진파 10g, 다진마늘 5g, 간장 5ml, 설탕 3g, 깨소금 3g, 참기름 5ml, 후춧가루 0.5g
※홍시장
홍시(체에내린것)30g, 감식초 10ml, 설탕 5g, 꿀 10ml, 소금 2g

 
조리법
1.제철인 생죽순은 뾰족한 쪽의 끝을 5cm 정도 어슷하게 자르고 밑둥이 길이로 칼집을 넣는다. 냄비에 손질한 죽순과 쌀뜨물. 마른고추를 넣고 1시간 정도 삶은 뒤 그대로 식힌다. 여러번 물을 갈아 주어 아린 맛을 없앤다. 4cm길이로 토막을 내고 반을 갈라 납작 어 말끔히 헹군다.
2.우둔살과 불린표고는 채썰어 고기 양념으로 무쳐 달군 팬에 볶아서 식힌다.
3.미나리는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살짝 데친뒤 찬물에 헹구워 4cm 길이로 자르고, 숙주는 머리와 꼬리를 뗀 다음 살짝 데쳐 그대로 식힌다.
4.대추는 돌려 깍아 씨를 빼 곱게 채 썰고, 달걀은 황백 지단을 부쳐서 채 썬다.
5.분량의 양념을 섞어 무침 초간장을 만들고, 체에 내린 홍시는 감식초와 꿀 등을 합해 홍시장을 만든다.
6.준비한 재료들을 합하여 무침 초간장을 넣고 무친다. 그릇에 담고 지단채를 얹어 꾸민다음, 홍시장을 다시 끼얹거나 별도로 내어 먹을때 끼얹는다.


한식에 대부분 등장해주시는 고명 '황.백지단'은 자꾸 보면 볼 수록 지겹고 식상(?)하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서양에서의 garnish는 그 모양도 각가지의 특색도 잘 갖춰져 있어 음식의 구미를 확 당겨주는데. 한식에 있어 고명은 꼭 황.백 지단 이라는 어느 틀에 박혀있는 것 같다. (나만 그런가?)
무튼, 황백지단을 죽순채의 레시피에서 황백지단을 없애고 '무침초간장'의 양념 또한 없애버린 상태로 만들었다.

그래서, 궁중음식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정형화 되어있는 궁중음식은 세상에 존재 하지 않는다. 다만 그 시대의 식자재와 문화 등을 고려해서 상상화 해서 만든 음식이 대부분이니까.
궁중음식 또한 따로 있는게 아니라, 기존에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궁중음식 레시피를 현대인에 입맛에 맛게 변형시키면 되는 것이다.
(사실 이미 그렇게 변화되어 만들어진 음식들이 책으로 나와있고, 각 지방에 전통음식으로 내어 놓기도 한다)

'한식의 세계화' 그것은 기존에 있는 음식이 한국문화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서양인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면 그게 세계화 인것.
고로 기존에 있는 레시피에만 의존하는게 아니라 자신만의 레시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