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이틀의기록

쉐프가 되어 다시 가고픈, Canada Vancouver Cactus Club Cafe

삼킨태양 2009. 11. 13. 22:40

요리를 하기 이전에 내 전공은 컴퓨터공학 였고, 엔지니어가 되어 국내에서 경력을 쌓고 캐나다 혹은 호주로 나가 일을 하고픈 것이 내꿈이었고 목표였었다. 물론, 캐나다를 다녀오기 전까지 였고 다녀와서 몇개월 까지만이였다.


캐나다 에서 보낸 3개월의 시간.

근사한 레스토랑 한번은 가봐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레스토랑을 찾다.

어학원 선생의 추천으로 세련되고도 canadian 들이 즐겨가며, 대신 한국인은 거의 볼 수 없는 레스토랑엘 가보았다.
이 레스토랑이 내 평생직업을 결정 짓게 될 계기가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음식의 맛과 서비스, 인테리어, 분위기 그 모든 것이 완벽했으며.
클럽지향적인(?) 음악이 코스로 진행되어 나오는 모든 음식과 잘 어울렸으며, 높은 천장과 해가 지면서 훤히 보이는 바깥 창문의 야경. 그리고 목넘김이 편한 화이트와인.

해가지고 밤이되면 높은 고층에 켜진불 때문에 마치 내가 저곳에서 일하고 퇴근해서 이렇게 근사한 식사를 하는 구나
라며 나도 모르게 착각에 빠지게 된다.

세련된 건물, 혼잡한 빌딩 사이에 아주 당당히 자리잡고 있는 cactus club cafe.

그리고 화장실, 왼쪽에 동그란건 거울이며. 화장실 또한 고급스럽고 세련되어 있다.


가장 맘에 든건 다름아닌 음식이었고. 음식보다 내가 푹~ 빠져 깊이 매료 될 수 밖에 없었던 점,
그건 바로, 쉐프들의 요리하는 모습. 그것에 반했다. 그래, 단지 그게 전부다.

남들에겐 어땠을지 모르나, 난 최고의 서비스를 받았고. 그 서비스를 받으면서 건너편 주방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보게되었다.
그것에 반했고, 한국에와서 또 고민을 수십개월 했고. 그디어 결정을 내린 것이다.

잡고 있던 키보드를 놓고, 칼을 집어 들었다.

주변 지인들의 반응은 당연 예상답게 다들 놀랐고, 그 뒤엔 "어울린다!" "음~ 은근 어울리는데?" "힘들겠지만 화이팅"
"쉽진않을거야, 각오는 되어있지?" 와 같은 격려의 말들 긍정의 대답들 이었다.

캐나다 국기가 좋았고, 그곳엘 다녀왔고.
그곳에서 내꿈을 결정지을 수 있는 열쇠를 찾았고.


다시 캐나다에 갈땐, 거기서 눌러 앉을 각오로 가야할 목표도 생겼다.




늦게 시작한 요리.
손도 베이며 앞으로 힘든날의 연속 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내가 결정했고. 내 가슴속에서 뜨겁게 원하는 것이고,
훌륭히 해내 세상에 당당히 나를 알리고 싶다.

뜻이 있으니 , 당연히 길이 있고.
길이 보이니 그 끝도 가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엔 운동장에 서있으면 끝이 보이지 않았다. 커보였고, 멀기만 멀고 넓기만 넓었다.
그래서 운동장에서 나무작대기로 선을 그을 수 없었다. (내가 가야할 길)
하지만, 지금은 운동장 저 끝편에 목표가 보이고 그 지점만을 바라보며
운동장에 나무작대기 하나로 그곳 까지 선을 그을 수 있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해본다.
잘못 선택한건 아닌가? 내가 요리하겠다는거 또 착각 아닌가?

그런거면, 착각의 늪에 빠져버리지 뭐. ^^




갑자기 생각나는 캐나다 생활


자주먹던 피자, 저렴한 가격에 한국에서 먹는 피자와는 정말 너무나 다른 맛맛맛!!
그건 아무래도, 토핑의 맛과 얇은 피자도우 때문인듯.  그리고 크기를 보라! 무진장 크다!! 
일회용접시를 반으로 접어 피자를 잡고 take-out 해서 밖에서 먹는다. 그런 사람들 정말 많다. ㅋㅋ
[난 여기서 피자도 좋지만, 김밥을 저렇게 팔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김밥의 테이크 아웃!] 
좋은 아이템 아닌가? ^-^

 캐나다에서 12주간 학원을 다니며 늘 점심을 도시락을 싸갔었는데, 거기서 만난 아이슬랜드 녀석과 도시락을 바꿔 먹은 날이 있었다.  그녀석은 매일 먹는 샌드위치에 신물이 난다고 했고, 난 "그럼 내가 내일 직접 만든 도시락을 싸오겠어" "그러니 바꿔 먹자구" 랬었다.  다음날,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갔었고. 그녀석의 느끼한 속을 한번에 날려버렸다. 그만큼 반응이 좋았다.

그리고, 두서너번의 떡볶이도 만들어 가져갔었고.
룸메이트의 도시락에도 싸갔는데, 그 룸메이트들 또한 떡볶이를 소개하며 외국인들에게 권했었는데.
폭발적인 반응이었단다. 다들 입에서 불이 난다고... 그런데, 참을 수 없는 맛이랜다. ㅋㅋ

홈스테이(HOMESTAY)에선 소고기불고기, 부대찌개, 칼국수 등을 만들어 보여줬었다.
아는 누나 집엘 가서 떡볶이를 만들어 그곳 가족들에게 선보였고, 필리핀. 타이페이, 일본, 모든 이들이 잘 먹어줬었다.
단, 스위스 친구 빼고 ㅋㅋ 이 친구는 정말. 샌드위치만 평생 달고 살아도 되는 다른나라 음식엔 전혀 관심없는. 그런 아이였다.

홈스테이 가족과 작별인사를 할땐 4년뒤에 요리사 되어서 오겠다 라고 떵떵 거렸더니,
그들 모두 웃어댔다. 홈스테이 거실에 고장난 컴퓨터를 손봐주며 내 전공이 컴퓨터인지 알고 있으니, 당연 비웃을 만도 ..하다.
그래도, sunny 의 음식은 맛있었으니. 네 블로그에 영어로 레시피를 올려라! 라는 말을 했었는데.
사실, 영어로 레시피 올리는건. 내 짧은 영어실력으론 무리데스! ㅠ


그걸 생각하면, 그런것 같다. 어릴때 부터 지금까지, 이건 내 즐거움이 었고 행복이었다. 그래서 모르고 있었다.
이게 내 평생직업이 될 것이라는 것에. 주변사람들은 알고 있었으나 말하지 않았나 보다. 내가 스스로 깨닫길, 찾길 원했던것 같다

결국 찾아냈다.


다음번 캐나다에 갈땐, 크게 한껀 올린다 내가 !!
[비도 우적우적 내리고, 마음도 심란하니. 괜히 옛 생각이 나서 깔끔한 녹차한잔에 줄줄 써내려 가는 포스팅. 이었다.]